김기문 중기중앙회장 "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…中企人 아우성"

입력 2022-03-03 16:58   수정 2022-03-04 09:56

“전체 근로자의 12%에 불과한 노동조합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합니다.”

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(사진)은 3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와 이를 무분별하게 반영한 정부의 노동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. 그는 “최저임금 급등, 주 52시간제,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계에 유리한 규제들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중소기업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”고 강조했다. 정부가 고용을 책임진 기업인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전체 근로자의 12%만 가입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,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조의 요구만 들어주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.

김 회장은 노조가 1인 사업자까지 가입시켜 세를 불리며 불법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. 실제 레미콘업계에선 노조의 불법 파업 및 영업방해 행위로 지난해 폐업한 기업이 속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. 최근 택배노조와 작년 화물연대, 레미콘운송사업자단체 등의 불법 점거·파업 행위에 대해선 “원자재 가격 급등, 코로나19 사태 등 비상시국에 노조가 이렇게까지 불법 시위를 많이 벌이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한 것 같다”고 말했다.

노조의 불법 행위를 수수방관해온 경찰에도 불만을 터뜨렸다. 그는 “노조의 불법 행위에 공권력이 제대로 행사된 적이 있느냐”며 “경찰이 노조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고용노동부도 경찰에 항의할 정도”라고 했다.

중대재해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 대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“중대재해가 완전히 사라지게 하려면 국내 모든 생산공장과 건설현장을 중단시키면 된다”고 비꼬아 비판했다. 그는 “산업재해 원인을 조사해보면 근로자의 부주의가 75.6%에 달한다”며 “산재 예방은 노사 공동의 몫”이라고 강조했다.

중소기업들이 가장 애로를 느끼는 주 52시간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호소했다. 김 회장은 “주 52시간제는 잔업 수당 감소로 직원들이 ‘투잡’을 뛰어야 하는 등 정작 근로자들이 더 힘들어하는 규제”라며 “대통령선거를 앞두고 24시간 투표용지를 인쇄해야 하는 업체들도 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정도”라고 전했다.

정치권의 ‘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’ 논의와 관련해선 “정치권이 소상공인의 지급능력과 일자리가 급한 서민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밋빛 공약만 내놓고 있다”고 꼬집었다. 김 회장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우려하기도 했다. 그는 “주요 원자재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이라도 재고를 충분히 비축해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해줘야 한다”고 제언했다.

김 회장은 중기중앙회장을 세 번째 맡으며 노무현·이명박·박근혜 정부에 이어 현 정부까지 두루 겪었다. 대선을 앞둔 시점에 소회를 묻자 “정권마다 초기엔 중소기업·소상공인을 챙기겠다고 공약해놓고 나중에 흐지부지되곤 했다”며 “초심을 잃지 말아달라”고 당부했다.

안대규 기자 powerzanic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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